10월의 어느 주말 - 천국에서의 5분간

MOVIE 카테고리에 넣어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 어차피 볼 기회가 이번 말고는 여의치 않을 영화라.. 그냥 간단히 포스트하기로 한다.^^;;

친구가 웬 바람이 불어- 내 주위에 국제영화제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이가 많지 않다 일단 나부터- 남포동에 가보자 해서 영화를 보러 다녀왔다. 예전에 예매를 시도해본 적도.. -부산은행에서 줄서기?? 기억도 가물가물- 뭐 그냥 PIFF 행사 등을 구경해본 적은 있지만.. 사실 영화제 상영작을 보기는 처음이다. 올해로 벌써 14회. 아마 딱 내가 고등학교 1학년인 때부터 시작한 것 같다. 그때도 처음 하기 시작해서 애들 사이에서 한창 화제가 돼서 보러 가고 싶었는데 어찌저찌 못 봤던 기억이.. 관심이 어느 정도 이상 일어나지 않으면 시들시들해서 뭔가 흐지부지 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결국 그때 관심이 커서 꼭 보고자 했던 친구마저 좌절시켰던 것 같다. 원래 그 때에는 모든 게 함께 다니는 친구가 중심이 되는 때니까 절친의 행동력은 중대하다.

과외 보충을 하고.. 전날의 피로와 뭔지 모를 찌뿌둥한 컨디션을 딛고, 플레이오프 3차전을 뒤로 한 채 세시반쯤 집을 나섰다.
서면까지 가는 데도 꽤 평소보다 길이 막히는 듯했고, 지하철에는 척 봐도 영화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랜만에 간 남포동은 여전히.. 서면과 다른 분위기가 있어 기분이 들떴다.

도착하자마자 영화제 분위기 좀 살피고, 상영표를 보면서 매진 영화를 확인하고, 심야영화 전 끝시간 영화를 예매했다.
그날 남포동 상영 영화로는 심야 빼고 그 시간에 두 프로만 딱 남아있었다.
전날 그시간 영화는 조금씩 확인하고 갔었던 터이긴 해도, 별 정보없이 일단 둘 중에 하나를 골랐다.
(재밌게도 같이 갔던 친구의 친구가-영화 시작 전에 길에서 이미 한번 마주쳤는데- 1,2층짜리 그 넓은 상영관의 바로 옆자리여서 진짜 인연이 있는가보다 하고 계속 깨방정.. ㅋㅋㅋ)

그리고 돌아다니면서 보니까 충격적이게도 한 몇달전까지도 있었던 예전에 아르바이트하던 '송강'이 있던 자리에 '커피가 예쁘다'가 들어와있었다.
사장님이 그대로인지 궁금했지만, 그냥 밑에서 좀 쳐다보며 옛날 이야기를 하며 지나쳐갔다.

광복로 쪽으로 걸어 위쪽으로 좀 가서.. '누브'를 오랜만에 찾았다.
별 생각없이 와플세트, 샌드위치세트를 시켰는데 거의 식사 수준으로 배가 불렀다. 맛있었음.^^
먹고 마시면서 얘기 좀 하다가 영화 시간 맞춰서 가서 무지막지하게도 젤 앞중에 예매돼있다는 걸 가서야 알고는 목 걱정을 하면서 영화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진행하시는 분(영화제 자봉)이 들어와서 주의사항이랑 이벤트를 잠깐 설명했다. 한 몇살만 어렸어도 이벤트 도전할 수 있었겠지만, 자봉들 마음도 생각해서 그냥 참았다.(이벤트 내용은 영화 끝나고 이성자원봉사자에게 제일 먼저 가서 포옹을 하면 선착순 선물증정) 앞에서 해서 유리했는데.. ㅋ.ㅋ

영화는 괜찮았다 아주.
생각지도 않게 유명배우인 '리암 니슨'이 나오는 영화였다. 자주 제작되곤 하는 아일랜드-영국 간 분쟁에서 생겨난 것들에 대한 이야기. 1시간 30여분간의 상영시간 동안 군더더기없이 잘 빠진 깔끔한 영화였다.
리암 니슨과 함께 주연을 연기한 배우의 연기가 인상깊었다. 나이 든 배우들의 연기는 확실히 젊은 배우들과는 다른 깊이가 있다.
아마 영국 그 쪽에서 유명한 배우가 아닐까 한다.

사실 조금 보고 갔던 영화 설명은 너무 무거워서 본격적인 분쟁장면, 그 속에서의 살인 등 범죄, 이런 위주일 거라 생각해서 큰 기대는 안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너무 무거운 내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있을법한-아니 수백, 수천 건 분명히 있었던- 한 이야기를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딱 그 이야기만 따라가서 단순하고 좋았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지 않고, 분명한 메세지를 주는 영화라 확실히 작가 정신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제 출품작답게 촬영기법 자체도 뭔가 섬세하고 분위기를 잘 살린다 하는 느낌도 들었고. 딱 EBS에서 특선으로 해줄만한 영화였다. 그리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기도 하고.

집단 광기에 의한 범죄, 그로 인한 피해 가정의 붕괴, 가해자 피해자 모두의 치명적인 상처.. 복수, 용서 등에 관한 이야기다.
나도 써놓고 보니 무겁고 거창하네.
물론 무겁고 중요한 얘기긴 한데, 이것을 그쪽 특유의 집요한 감성으로 깔끔하게 구성한 영화다. 영국 문화를 잘 접하진 못하지만, 그쪽은 좀 사람냄새가 강한 것 같다. 뭔가 틀에 맞추려기보단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한?? 잘 모르지만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이 영화 역시 '개인'에 촛점을 맞추고, '개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개인'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으로 시작해 '집단'적인 상처와 잘못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쌩뚱맞게 리암 니슨의 입을 빌어 중동쪽 전투원들에게 설득을 가장한 훈계의 메세지는... -이것이 감독이 궁극적으로 얘기하고자 한 것인지, 그냥 살짝 얹은 건지는 확실히 판단은 서지 않지만- 보기 좀 껄끄럽긴 했다. 그 쪽과 이 쪽의 이야기는 같은 이야기이면서도 다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국 역시- 이 영화는 영국, 아일랜드 합작이다- 국가적인 차원의 무차별 테러에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기도 하기에 그런 메세지가 들어가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잠깐 속이 뒤틀리는 느낌도 들었다.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잘 사는 나라에서 만든 이런 영화에서의 배우의 입에서 나오는 그런 말이.. 사막에 비밀기지를 만들고 죽도록 무언가와 싸우는 그들에게 하기에는 그리 적합하지는 않은 느낌.. 물론 그들 모두가 싸우지 않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뭐..
그 단 하나 말고, 거의 다 마음에 드는 장면들.. 내용...
좋은 영화였다.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 가볍게 기분전환할 수 있는 영화라 추천하고 싶다. 따끈따끈한 올해 영화네. 개봉은 하지 않겠지만 아마도.. 영화제 기간 동안 찾아 보면 좋을 영화인 것 같다.

너무 많은 영화를 하는데.. 그 중에 한편 어떻게 보게 된 영화가 괜찮아서 상당히 호감이 생겼다.
다음에는 더욱더.. 시간을 내고 해서 가서 보고, 즐기자 싶다.

해운대쪽에도 피프빌리지며, 셔틀 등 오히려 남포동에서 그 쪽으로 중심이 옮겨간 것 같은데 올해는 해운대까지는 못가볼 것 같고, 내년에는 거기도 구경을 가봐야지.. ^^

악~
야구 시작했다..
오늘 두산이 진다면 흥미진진해지겠지만, 그냥 이겼으면 좋겠네.. ^^;;

벌써 점수 내줬군.. ㅋ..ㅋ...ㅋ

다들 남은 주말 잘들 보내시길... - 누구에게 하는 인산지.. ㅋㅋㅋ 이 썰렁한 곳에서..ㅋㅋ





by Hyeon | 2009/10/11 14:24 | Life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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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쿤J at 2009/10/11 14:51
주말을 보내고는 있는데 얼른 과제하고 자야겠단 생각만 드네요.[...orz]

주말 잘 보내세요~:)
Commented by Hyeon at 2009/10/15 12:16
오랜만에 뵙네요 라쿤J님 ^^
오후 두시에 얼른 과제하고 자야겠단 건... 도대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거죠?? ^^;;ㅋㅋ
잘 끝내셨나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웨이브장 at 2009/10/11 19:45
부산영화제`~부럽삼~~나도 부산있을 때 많이 봐 두는 건데~~
Commented by Hyeon at 2009/10/15 12:17
응 근데 진짜 부산 사람들도 많이 보러 가지만... 타지 사람도 엄청 많은 게 맞는 거 같더라..
외국인도 정말 많고~ 따른 지방 말씨도 많이 듣고 그랬당..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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